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기차(EV)와 수소차(FCEV)에 대한 관심이 동시에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 지원,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경쟁, 그리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맞물리면서 두 기술 모두 미래차로서 주목받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진짜 미래차는 과연 무엇일까요? 수소차와 전기차의 기술적 차이, 인프라 상황, 사용성과 경제성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기술 방식의 차이: 전기 저장 vs 수소 변환
수소차와 전기차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동력원과 에너지 변환 방식입니다. 전기차는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해 모터를 직접 구동하는 방식이고, 수소차는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해 전기를 만들어 모터를 구동합니다. 둘 다 모터를 사용하지만, 전력의 발생 방식이 다르죠.
이 차이 때문에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만 갖춰지면 비교적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수소차는 고압 수소 저장 및 연료전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술적 복잡도가 더 높습니다. 다만, 수소차는 연료를 주입하는 시간(충전 시간)이 1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 충전 속도 면에서는 수소차가 우위에 있습니다.
2. 인프라 현실: 충전소 수가 관건
전기차가 현재 시장에서 빠르게 보급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전기 인프라의 접근성입니다. 기본적으로 가정용 전기, 공용 충전소, 아파트 완속 충전기 등 다양한 수단으로 충전이 가능하죠. 현재 한국에는 약 25만기 이상의 충전기가 보급돼 있으며, 이는 수소충전소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입니다.
반면 수소차는 수소 충전소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200기 남짓이며, 특히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충전소 접근성이 매우 낮습니다. 충전소가 있어도 운영 시간이 제한적이거나, 수소 공급 부족으로 이용이 제한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인프라 측면에서는 전기차가 현재도 유리하고, 단기간 내 수소차가 이를 따라잡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3. 경제성과 유지비: 보조금과 충전비 차이
차량 가격과 유지비 측면에서도 두 차량은 차이를 보입니다. 전기차는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의 지원을 통해 초기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충전비 또한 내연기관차의 연료비 대비 약 30~50% 수준으로 저렴합니다. 일반 가정용 전기로 충전할 경우 1kWh당 약 200원 수준으로 계산되며, 이는 1km당 50~60원 수준의 주행비용으로 환산됩니다.
반면 수소차는 차량 가격 자체가 비싼 편이고, 수소 가격도 리터당 약 8,000원 내외로, 충전 1회당 6~8만원 수준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물론 수소차는 1회 충전으로 약 6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충전 횟수가 적다고 해서 전체 유지비가 낮은 것은 아닙니다.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전기차는 구조가 단순해 관리가 쉬운 반면, 수소차는 연료전지 시스템에 대한 전문 관리가 필요합니다.
4. 환경성과 확장성: 탄소중립을 위한 선택
수소차와 전기차 모두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차로 분류되지만, 실제 친환경성은 에너지 생산 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전기차는 전기를 어떻게 생산하느냐에 따라 그 친환경성이 달라지며, 석탄발전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오히려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수소차의 경우, 현재 대부분의 수소가 부생수소(석유 정제 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만들어지고 있어, 생산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그린수소로 불리는 재생에너지 기반 수전해 수소 생산이 보편화되면 수소차는 더 깨끗한 친환경차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소차는 대형 상용차, 트럭, 버스 등 장거리 운송 분야에서 높은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승용차 시장에서는 전기차가, 상용차 시장에서는 수소차가 더 적합하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미래차의 방향은 상호 보완
수소차와 전기차, 두 기술은 경쟁 관계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미래차입니다. 승용차 시장에서는 전기차가 경제성과 인프라에서 앞서고, 장거리 상용차 시장에서는 수소차가 효율성과 충전 시간 측면에서 강점을 보입니다.
각각의 기술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을 이해하고, 사용자의 운전 스타일과 목적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접근법입니다. 무엇이 미래차인지를 단정 짓기보다는, 전기차와 수소차가 함께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의 풍경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죠.
앞으로의 변화는 기술 진화와 정부 정책, 에너지 인프라 확충에 따라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보를 충분히 습득하고,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적합한 친환경차를 선택하는 것이 바로 현명한 미래차 선택이 아닐까요?